'Celestial Sphere'에 해당되는 글 4건

  1. 2009/05/20 [astrolabe] V for Vendetta
  2. 2008/09/23 [astrolabe] 십자가와 용의 길
  3. 2008/08/22 [astrolabe] 비밀의 밤 by Peppertones
  4. 2008/08/13 [astrolabe] 월 e: 한계와 가능성의 행간에서
1 
Watchmen을 써내기 전의 앨런 무어는

아직 그의 뮤즈를 만나지 못한 상태이다.

V for Vendetta는 분명 흥미로운 작품이지만

시간의 조수를 이겨낼 [영원]의 타이틀에서

멀찌감치 떨어져 있다.




모든 컨벤션, 코믹 마트, 사인회에서 진행되는 질문과 답변 시간에는

장내 분위기가 잠깐 진정된 순간에 떨리는 손을 높이 들고

두려움에 가득찬 목소리로 "어디서 아이디어를 얻는 거죠?" 라고 묻는

순진한 젊은 풋내기가 항상 있다. 그럴 때 우리가 어떻게 대답하는지

아는가? 비웃어 버린다. 그 코찔찔이 멍청이를 자기 또래들 앞에서

놀려 웃음거리로 만들고, 무자비하며 통렬한 위트로 그에게 한없는

창피와 굴욕감을 안겨 주며, 피범벅이 될 만큼 갈기갈기 찢어 버린다.

그런 질문을 한다는 자체만으로 그의 지성은 연필깎이 수준의 카테고리에

넣어질 수밖에 없으며, 그 같은 상황은 절대 만회할 수 없을을

알려 준다. 그리고 마지막 남은 모든 사디스트 적인 폭소를 짜낸 후,

진행요원들을 시켜 그 불쌍한 풋내기를 밖으로 끌어내 사정없이 두들겨

패게 한다. 이것이 선한 행동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렇게 해야만 한다.

그 이유는 꽤나 간단하다. 첫째, 모든 예술에 관한 이론과 비평을 이루고 있는

우울하고 혼란스런 의견의 진흙탕과 그 반대 편에 서 있는 진리의 틈에서

그런 질문이야말로 유일하게 가치가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둘째, 우리는 그 질문의 답을 알지 못할 뿐 아니라 우리가 모른다는 사실을

누군가 알게 되는 것이 두렵기 때문이다.

...(중략)...

오웬, 헉슬리, 토마스 디쉬, 저지 드레드, 할란 엘리슨의 틱톡맨이 말하길,

"회개하라, 할리 퀸", 캣맨, 그리고 같은 작가가 쓴 세상의 끝에 있는

도시의 부랑자, 빈센트 프라이스의 닥처 피브스와 피의 극장, 데이비드 보위,

더 섀도, 나이트레이븐, 배트맨, 화씨 451, 뉴 월드 스쿨 사이언스픽션의 글들,

맥스 언스트의 그림 '비온 뒤의 유럽', 토머스 핀천,

영국의 2차대전 영화 분위기, 더 프리즈너, 로빈 후드, 딕 터핀...

이 모든 것들 속에 내가 사용할 수 있는 요소들이 존재했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그 흐트러진 조각들을 완전히 하나로 맞출 수가 없었다.

확신하건데 모든 예술가와 작가들은 이 느낌을 잘 알 것이다.

엄청난 것이 손가락 바로 끝에 존재하는 것 같은 느낌. 답답하고

화가 치밀어 오르는 그 순간에 사람들은 그만둘 것인지

계속할 것인지를 고민한다. 나는 평소 내 경향과 반대로

계속해 나갔다.


-저자 후기 중 일부 발췌-
2009/05/20 07:26 2009/05/20 07:26
Celestial Sphere l 2009/05/20 07:26
...
나는 얼굴을 찌푸렸다.

루키안이 말을 이었다.

"당신은 핵심을 짚었습니다. 진리, 위대한 진리, 그리고 그보다는 사소한

그 밖의 사소한 진리, 사람들은 대부분 그것을 견디지 못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믿음에서 방패를 구합니다. 당신의 믿음, 나의 믿음,

어떤 믿음이든. 믿을 수 있는 한, 진정 충심으로 믿을 수 있는 한,

집착할 수 있는 한, 어떤 거짓말을 믿든 그건 전혀 상관이 없습니다."

그는 풍성한 금발 턱수염의 삐죽삐죽한 끄트머리를 손가락으로 쓸었다.

"우리의 영혼을 믿는 자는 행복한 자라는 사실을 끊임없이 알려 주고 있습니다.

아시겠지만요. 그리스도를 믿든 부처를 믿든 에리카 스톰존스를 믿든,

환생이나 불멸이나 자연을 믿든, 사랑의 힘이나 정치적 당파의 입장을 믿든,

모든게 결국은 같은 일입니다. 믿는다는 것이지요. 믿는 사람은 행복하다는

것입니다. 절망을 느끼고 자살을 하는 사람들은 진리를 알게 된 사람들입니다.

진리는 너무나 광대한 반면, 믿음은 너무나 사소하고 허술하게

구축되어 있고, 오류와 모순으로 차 있습니다.

주변을 돌아보고 궤뚫어보기 시작하는 사람은, 갑자기 우리를 짓누르는

어둠의 무게를 느끼고, 더 이상 행복할 수가 없습니다.
"
...


-Galileo's Chidren 에 수록된 George R. R. Martin의 십자가와 용의 길
(The Way of Cross and Dragon)에서 발췌
2008/09/23 10:07 2008/09/23 10:07
Celestial Sphere l 2008/09/23 10:07


그리고 우린 거길 뛰쳐나왔지
회색 도시를 달리기 시작했어
차가운 밤의 꿈속에
뜨거운 숨결만이
그 어떤 불확실함도 없이

숨죽인 거리엔 바람이 멈추며
고요한 어둠이 모든 걸 삼켰지
오 차갑게 빛나는
저 달의 뒷편에
영원히 감춰진 비밀을
알아냈던 거야

설명할 수 없는 모든 것
여기 믿을 수 없는 비밀의 밤
헤이 아무도 몰랐던 이 순간의 상징

상상할 수 없던 거짓말
들리지 않는 노래 비밀의 밤
온 세계가 숨겨온 이 금단의 진실

베일에 쌓여있던 모든 속임수
수많은 주술과 마법들의 실체

설명할 수 없는 모든 것
여기 믿을 수 없는 비밀의 밤
헤이 아무도 몰랐던 이 순간의 상징

상상할 수 없던 거짓말
들리지 않는 노래 비밀의 밤
온 세계가 숨겨온 이 금단의 진실

그리고 우린 거길 뛰쳐나왔지
회색 도시를 달리기 시작했어
오 오늘도 하늘 위 별들이 빛나지
모든 불투명에 휩싸인

비밀의 밤



오.
페퍼톤스,

사랑스러운
게으름뱅이
천재들같으니..!

2008/08/22 12:34 2008/08/22 12:34
Celestial Sphere l 2008/08/22 12:34

나의 그녀와 함께 월e를 보다.

익히 들어왔던대로, 수작이다.

영화를 그려내는 렌더링 기술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캐릭터들은 사랑스럽기 그지없고 연출도 [물론] 훌륭하더라.

이 작품이야 말로 대중성의 정의(define), 바로 그것일 터이다.


하지만 그렇기에 개인적으로는 아쉽다.

월 e는 지나치리만큼 완벽하다.

월 e의 고독은

처음부터 행복이 넘치는 피날레로 보상받게 될 운명이었다.

Pixar가 APPLE의 자회사이고, 월트 디즈니의 색깔을

부여받았기 때문에라도.


조금은 날선 방식으로 세상을 그려낼 수는 없었을까.

(의도적으로라도) 조금 비워놓을 수는 없었을까.

K. 딕보다 스필버그를 지향하는 내 입장에서

어쩌면 주제넘은 바람일 수도 있겠지만은.


Pixar는 또 한번, 한계에 수렴하는 가능성을

쏘아올렸다. 더 이상 아름다울 수 없을 우아한 궤적으로.

하아.

사용자 삽입 이미지


PS. 어찌되었건, 월e와 이브는 너무나도 사랑스럽다.
2008/08/13 01:27 2008/08/13 01:27
Celestial Sphere l 2008/08/13 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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